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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Sovereign)은 "주권이 있는", "자주적인" 이라는 의미로 한 나라의 정책이나 자원에 대한 독립적인 통제권을 의미한다. 최근 소버린의 개념은 인공지능 영역으로 확장되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AI 기술을 단순히 산업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던 시각을 확장시켜, 국가가 디지털 주권 보호를 위해 AI 가치 사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형성하고 있다. 즉, 이는 인공지능이 국가의 주권과 안보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음을 시사하며, 국가나 정부가 자국의 이익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통제하는 솔루션으로 가속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AI 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공지능의 개발과 활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국가 주도의 소버린 AI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상용 AI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각각의 목적과 활용 범위가 근본적으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마치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거나 대체 가능한 것처럼 인식되는 오류를 낳고 있다.

AI 기술의 전략자산화와 소버린 AI의 필요성

과거 핵무기가 국가 안보의 핵심 수단이었다면, 21세기에는 AI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정부가 자국의 이익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통제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자립을 넘어, 국가 안보와 공공 서비스의 자주성을 보장하는 필수 인프라다.

국제적으로도 소버린 AI의 중요성은 점차 부각되고 있다. 중국의 AI 산업 발전 계획이나 유럽연합의 'AI Act'는 모두 국가/지역 차원의 AI 주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 이는 AI가 더 이상 단순한 기술 혁신의 대상이 아닌, 국가 전략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AI 활용의 이원화 구조: 필연적 구분

AI 활용은 필연적으로 이원화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닌, 목적과 활용 범위의 본질적 차이에서 비롯된 필수적 구분이다. 정부와 공공영역의 소버린 AI는 국가안보, 행정, 정책결정 등 국가 운영의 핵심 영역을 담당하며, 철저한 통제와 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민간과 개인이 활용하는 상용 AI는 효율성과 접근성을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이원화는 인공지능 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의도적으로 설계되고 관리되어야 할 구조다. 독일의 '소버린 테크 펀드' 설립은 이러한 구분을 실천하는 좋은 예시다.

인공지능 기본법의 중요성: 이원화 구조의 법제화

현재, 22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본법은 이러한 AI 활용의 이원화를 명확한 법적 기준으로 확립해야 한다. 기본법은 단순히 AI 발전과 규제의 틀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소버린 AI와 상용 AI의 명확한 구분과 각각의 관리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특히, 기본법에는 ▷소버린 AI와 상용 AI의 법적 정의와 범위 구분 ▷소버린 AI의 개발 및 운영 주체 명시 ▷공공부문 AI 활용의 보안등급 체계 ▷민간 AI 서비스 활용의 경계 설정 ▷데이터 주권 보호를 위한 기준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 범위 설정 ▷경계 영역(Gray Zone)에 대한 명확한 기준 등의 핵심 요소들이 반영되어야 한다.

AI 활용의 이원화를 추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의 경계가 모호한 분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래(표) 같은 단계별 분류 체계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현실과 과제

대한민국의 소버린 AI 구축은 여러 현실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 AI 반도체 수급 문제(NPU, LPU 등)와 에너지 인프라 부족이 가장 시급한 기술적 과제이며, 한국형 콘텐츠의 체계적 데이터화와 AI 핵심 기술 인력 확보도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AI 모델의 무분별한 도입을 제어할 수 있는 국가적 AI 안전성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제도적 제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버린 AI와 상용 AI의 명확한 구분과 각각의 발전 방향 설정이다. 현재의 도전 과제들을 체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기술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리와 비슷한 상황의 국가들에게 대한민국의 소버린 AI 모델은 매력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국가 수출 산업으로 발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결론

소버린 AI와 상용 AI의 구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22대 국회에서 논의되는 인공지능 기본법은 이 두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고, 각각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법적 토대가 되어야 한다.

특히 경계 영역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수립함으로써, 공공과 민간의 AI 활용이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소버린 AI 개발에 집중하고, 민간은 글로벌 상용 AI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더 나아가 우리의 소버린 AI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